The Rainy Season 내 끝나가는 여름 이야기. 더보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들어 막 해가 졌을 하늘을 바라봤다. 칠흑 같은 어두움은 아니지만, 오묘한 붉은빛이 섞인 초저녁 하늘. 그리고 하늘 한구석에서 몰려오는 먹구름 떼와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르는 비를 경계하듯 마구 울부짖는 매미 소리. 그야말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완벽한 장마였다. 그 모든 것들은 나의 찬란했던 여름을 상기 시킴과 동시에, 나의 사랑스러운 여름이 이제는 끝났음을 못 박았다. 쨍하게 내리쬐는 여름날의 햇볕 아래에서 덥다고 투덜대면서도, 사람이 많은 곳은 가봤자라며 잡아 빼면서도, 그 모든 나날들이 결국 행복하게 끝맺음을 맞았고, 그래, 이미 알고 있지만 아마 그건 네 덕분일 것이다. 유진, 유진. 어쩌다 이 이름을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