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Goose 8

카야 델라바 로그 모음

[ 러닝 ] 하이 로그 더보기 "그래..."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 혼잣말을 입에서 굴리는 것이다. 우리가 무얼 했는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은 산더미 같은데, 정작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사항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다만 이곳은 안락한 나의 집도, 나의 고향도 아니었으며-물론 그녀에게 안락한 고향 따위는 없지만-잘 모르겠다는 이유만으로 상황이 나아지거나, 시간이 기다려주는 기적 따위는 없었다. "우리 내기 한 번 해볼까? 여기서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로. " 무엇을 걸던, 그건 네 자유겠지만. 일상 더보기 이곳에 머물게 된 지 벌써 며칠째였던가.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를 정리하자면, 우선 이 섬은 보물섬이 맞다. 그 폭풍우를 뚫고, 어쨌건 우린 제대로 된 목..

Mother Goose/Log 2021.09.04

카리브의 유산 나레이션 모음

Lullaby of the sea 더보기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아, 언젠가 나도 너희에게 응답할 테니 끊임없이 날 찾아주련. 고된 항해 끝에 언젠가는 보답받을 수 있을 테니, 날 원하는 일을 멈추지 말려무나. 원래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던, 꾸준히 시도하는 자만이 그를 손에 쥘 수 있나니, 아가, 지금은 내 품에서 잠들 거라. ​나의 아이여, 바다의 아이여. Synopsis 더보기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바다의 일부분이었으며, 물을 떠나려 해도 다시금 그곳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우리는 바다만을 사랑하였으나, 바다는 그러지 못하여 모두를 한 품 속에 가득 끌어안곤 사랑을 속삭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 급류를 동경하여 이 불합리적인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것이다. ​ 다만 공정하지 못한 이 세..

Mother Goose/Log 2021.08.14

메이벨 페어하트 로그 모음

[ Egg Hunt Challenge ] 하이 로그 더보기 [ Cero ] 그러니까, 늦은 밤이다. 교내엔 불이 켜져있는데도 창밖으로 비치는 어두운 풍경에 복도마저 평소보다 어두워 보이는, 지금은 그런 시간이었다. 그에게 있어 이 시간에 교내를 떠도는 것은 별 이상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최소한 작년부터는 그랬다. 원래 어느 학교던 그렇지 않은가. 이 이유로, 혹은 저 이유로 남들보다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 학교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 학생회들의 기본이다. 그리고 그러한 학생회의 정점에 군림한 자에게 있어, 이런 일은 일상적인 일들중 하나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꽤나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 원체 조별과제를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의 흠을 못참아서는 조금 귀찮더라도 본인 선에서 해결하는 쪽이 더 제 성격에..

Mother Goose/Log 2021.05.26

여우비

누군가 말했습니다. 여우가 울면 비가 온다고. 그 말을 듣는 여우 입장에서야 얼마나 가소로웠겠느냐만은, 그런 우스갯소리를 꿋꿋이 하는 사람이 있더랬죠. 하지만 그것을 저의 눈으로 확인할 일은 없었습니다. 당신께서 잘 아시듯, 제게 눈물은 그닥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 중 하나일 뿐이었으니까요. 짧은 생이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저는 줄곧 행복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리 웃을 수 있었겠죠. ' 괜찮다 츠구미. 잘 하고 있으니. ' 아직도 당신의 말이 이따금 귓가를 맴돕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너무나도 간단하고 당연한 이 말에 별 다른 의문을 가진 적 없었습니다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꽤 아픈 문장이더군요. 그제야 저는 깨달은 것입니다. 왜 인간들은 눈 한번 깜빡일 새에 바스러질 옅은 생을 살면서도 이별이..

Mother Goose/Log 2021.03.06

베서니 정 로그 모음

The Rainy Season 내 끝나가는 여름 이야기. 더보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들어 막 해가 졌을 하늘을 바라봤다. 칠흑 같은 어두움은 아니지만, 오묘한 붉은빛이 섞인 초저녁 하늘. 그리고 하늘 한구석에서 몰려오는 먹구름 떼와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르는 비를 경계하듯 마구 울부짖는 매미 소리. 그야말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완벽한 장마였다. 그 모든 것들은 나의 찬란했던 여름을 상기 시킴과 동시에, 나의 사랑스러운 여름이 이제는 끝났음을 못 박았다. 쨍하게 내리쬐는 여름날의 햇볕 아래에서 덥다고 투덜대면서도, 사람이 많은 곳은 가봤자라며 잡아 빼면서도, 그 모든 나날들이 결국 행복하게 끝맺음을 맞았고, 그래, 이미 알고 있지만 아마 그건 네 덕분일 것이다. 유진, 유진. 어쩌다 이 이름을 알게..

Mother Goose/Log 2021.02.21

엠버 킨 로그 모음

[ 1기 ] 하이 로그 더보기 [Hashtag_01] 그래, 그러니까 학교랑은 어울리지 않는 늦은 시간임에 틀림없었다. 물론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체육관에서 공을 튀기고 있을 수도 있고, 보람찬 치어리딩 연습 후 샤워실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둔 채 샤워 중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단 첫 번째로, 나는 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두 번째로, 아무리 보충 수업이 있다고 해도 이런 시간에는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에 나와있다는 점. 그래, 예상치 못하게 아주 작은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 3...8...7...5... 됐다. " 철컥- 소리와 함께 알루미늄, 혹은 철으로 만들어졌을 차가운 락커가 열렸다. 그리고 그 락커 안으로..

Mother Goose/Log 2021.02.21